[독서노트] 스틱! : 1초 만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 그 안에 숨은 6가지 법칙


원제 : Made to stick : why some ideas survive and other die
저자 : 칩 히스, 댄 히스
역자 : 안진환. 박슬라
출판 : 엘도라도
출간 : 2007년 6월 20일 초판, 2020년 1월 17일 개정증보판 39쇄 완독
페이지 : 448
분류 : 마케팅전략




좋은 책은 무엇일까.
두고 두고 손이 가는 책? 세월이 흐른 뒤에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책?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마케팅 전략으로 분류되는 이 책은 나에게 좋은 책이다.
불과 지난주에 이 책을 읽은 직후 이뤄진 거래처 면담에서 책에 나오는 요소들을 활용했고, 상대를 보다 쉽게 이해시켜 우리가 요구하는 바를 설득시키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회계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장부를 만든다.
보통의 업체들은 기초가 되는 자료를 제공하고, 그것을 잘 정리하여 세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장부를 완성시키는 것이 주업무이다.
간혹, 업체 자체적으로 기장을 하고 결산만 맡기는 업체들이 있다.
면담을 요청한 업체는 어중간한 자체기장을 하는 업체였고, 12번의 원천세 중 7개월의 금액을 틀리게 신고하였으며, 그것조차 우리가 연말정산을 하기 위해 자료를 받고 어딘가 금액이 이상해 세부항목까지 뒤져서 어디가 틀렸는지를 찾아내면, 그럴리가 없다며 부정했다가, 이내 자신의 일이 너무 많아 빠뜨리거나 실수한 것 같다며 변명을 하고, 수정신고서를 만들어서 줘야 수정신고하는 관리자가 회계담당자인 곳이었다.
우리는 그 곳의 업무량이 수수료에 비해 과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2배의 수수료를 요구했다.

기장을 맡긴지 10년이 넘은 업체였고, 처음으로 사장님이 사무실에 방문했다.
서면으로 작성한 사유서에는 업체 담당자의 업무 과다로 인한 의사소통 불능, 자료 수취 지연, 그리고 잘못된 신고에 관한 수정업무가 일의 진전을 방해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사장님은 이것을 '자료를 좀 더 빨리 넘겨주고, 신고를 좀 더 정확히 하고, 서로 자주 통화를 하면 개선될 일'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갑자기 2배의 수수료를 달라는 이유를 담당자에게 직접 듣고 싶다는 말로 시작했지만,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사무실을 찾은 거였다.

개선될 여지에 관해 이야기를 던진 사장님에게 내가 던진 이야기는 이것이었다.
'사장님 혹시 레고 완성해본 적 있으세요?'

우리가 하는 일은 설계도와 분류된 레고 조각을 받아 하나의 모형을 만드는 것입니다.
설계도는 수정되기도 하고, 일부 삭제되기도 하지만 만드는 사람과 설계하는 사람 사이에 공유되는 지표이죠.
보통의 업체에서는 이 설계도와 레고 조각에 해당하는 매출, 매입 자료와 통장, 카드 내역, 인건비 자료등을 저희에게 정리하여 넘겨줍니다.
그러나 사장님의 업체는 설계도는 주지 않고, 담당자가 스케치한 완성품의 예상도와 함께 반쯤 만들어 놓은 레고를 제공하는 업체입니다.
스케치해준 예상도와 반쯤 만들어진 모양새가 맞지 않으면 여러번 담당자에게 확인을 해야 하고, 마침내 만들어서 넘겨준 모형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시면 저희는 이걸 다시 분해하고, 종류별로 분류하고, 다시 처음부터 맞춰야 합니다.
그냥 만드는 것과, 잘못 만들어진 것을 다시 원상태로 만들어 만드는 것은 두 배 이상의 품이 드는 일입니다.
이걸 매 신고마다 한 달 내에, 담당하고 있는 열 개 남짓의 다른 업체들과 함께 정리해야하는 것은 크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협상할 필요도 없이 이건 안되는 일이라고 결론지어 찾아온 사장님은 결국 담당자와 논의해보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나는 이 이야기를 스틱을 읽으면서 떠올렸다.
그리고 핸드폰에 메모했지만, 메모앱을 열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설명을 늘어놨다.
스토리가 가지는 힘-구체적으로 오래 기억되는 힘-을 이야기하는 나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흔히 코끼리 생각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면 코끼리를 떠올린다는 말을 한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머릿속에 착 달라붙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생각들을 이용해 상대를 설득하고, 판매량을 올리고, 실적을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가 활용한 부분은 한 두 가지이지만, 책에는 여섯가지 법칙이 상세하게 쓰여져 있다.

이 책은 어쩌면 당신에게도 좋은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생을 살면서 이 여섯가지 법칙을 이용하면 조금은 당신의 삶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가능성이 많아지고, 원하는 바를 이루는데에 좋은 길이 무엇인지를 알기 쉬워질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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